
사진: 여섯 번째 시집 『괜찮은 꿈』출간 박노식 시인(사진제공: 박노식 시인)
폭발적인 창작열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노식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괜찮은 꿈』(문학들 시인선 042)을 세상에 내놓았다. 지난 2015년 등단한 이후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아 오며 다수의 시집과 시화집을 발간한 시인의 발자취는 우리 문단에서 보기 드문 독보적인 행보로 꼽힌다.
현재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시인은, 전남 화순군 한천면의 오지 공간에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온몸으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그 고독한 여과의 거름종이를 투과해 나온 깊은 생의 결정들이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의 제목마다 시인이 관통해 온 고독의 무게가 절절히 묻어난다. ‘상실이 큰 사람은 침묵을 일찍 배운다’(제1부), ‘나는 우울의 집에서 태어나 오래 걸었다’(제2부) 등 스스로의 매운 생을 반추한 고백들은, 독자에게 현대 사회가 상실한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깊은 자아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표제시 「괜찮은 꿈」은 시인이 머물던 전남 화순의 적요한 오지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폭설로 세상과 단절된 고립 속에서 시인은 눈길에 미끄러져 바둥대는 새끼 고라니 한 마리를 마주한다. 여러 번 무릎을 세우려다 넘어지면서도 끝내 일어서서 제 길을 걸어가던 짐승의 고군분투를 통해, 시인은 생사의 갈림길과 같은 혹독한 내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간의 삶을 역설적으로 ‘괜찮은 꿈’이라 명명한다. 상실과 우울의 정서에 함몰되지 않고 묵묵히 생을 지탱하려는 숭고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어느 날은 종일 / 눈이 비고 / 주위엔 새소리뿐, / 헤어질 사람도 / 애써 맞이할 얼굴도 / 없으니, / 돌부처 하나를 곁에 둔다. ... 나는 / 여전히 앓고 있다." — 박노식, 『괜찮은 꿈』 「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은 수록작 「아주 오래 혼자인 사람」에서 *"아주 오래 혼자인 사람은 관(棺) 속의 적막처럼 텅 빈 눈으로 꿈을 꾼다 밤이 오면 하늘이 그를 데리고 가서 별들의 파수병으로 세우고 이른 아침에 내려보낸다"*고 고백한다. 별들이 가장 어두운 순간에 가장 밝게 빛나는 것처럼, 시인은 스스로 외로움을 자처하며 시대의 쓸쓸한 변두리를 지키는 파수병이 되고자 한다.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박노식의 시는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생명과 우주의 순환 속에서 반짝이는 찰나의 의미를 절제된 언어로 낚아 올린 『괜찮은 꿈』은, 차가운 현실 속에서 마음을 빼앗길 서러운 곳 하나쯤 품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봄눈 같은 친절한 노크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