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의 오벌(Oval: 타원형) 오피스로 향하는 한 사람의 발걸음이 무겁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다. 그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의 만남을 앞두고 있고, 이 한 번의 악수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다. 10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둔 그에게, 트럼프 곁에서 찍힐 사진 한 장은 유세장의 어떤 연설보다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그 사진이 언제, 어떤 표정으로 찍힐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 회담을 네타냐후의 '선거 승부수'로 읽는다. 하레츠와 마아리브 등은 총리가 트럼프와의 밀착을 부각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고 전한다. 크네세트(의회)는 7월 17일 해산이 예상되고, 총선은 10월 27일로 정해졌다. 여론조사에서 뒤처진 네타냐후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그는 중동을 다시 설계한다는 구상을 트럼프와의 공조 위에 세우려 한다. 이번 만남은 지난 2월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두 정상의 첫 대면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한 달 전 이란과 휴전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핵 협상을 다시 열었는데, 이는 네타냐후의 반대를 넘어선 결정이었다. 미국 안에서는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끌려간다는 비판과, 반대로 그의 정책에 굴복했다는 상반된 시선이 뒤엉킨다.
회담의 날짜부터 안개 속이다. 트럼프는 미국 언론에 네타냐후가 백악관 회동을 먼저 청했고, 다음 주에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매체들은 준비된 것이 없어 그다음 주로 미뤄질 가능성을 짚는다. 트럼프가 7월 7~8일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일정도 변수다. 다만 총리실은 7월 3일 두 정상이 전화로 곧 만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회담을 둘러싼 엇갈린 신호 자체가,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드러낸다.
정작 워싱턴의 기류는 차갑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KAN은 트럼프 측근들이 네타냐후에게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보도했다. 참모 다수가 그가 모든 것을 그르쳤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레바논 문제로 네타냐후를 전화로 질책하며 거친 표현까지 썼다고 전해진다. 이란과의 휴전을 밀어붙이는 트럼프와, 어떤 핵 합의에도 회의적인 네타냐후. 두 사람의 이해가 갈라선 자리에서,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냉대가 화면에 잡힐까 두려워한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가 그의 유세를 살릴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트럼프가 회담에서 충분히 우호적이지 않으면 오히려 총리의 이미지에 상처를 낼 수 있다는 경고가 이스라엘 정가에서 흘러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