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의 단 한 마디 발언이 테헤란을 혼란에 빠뜨렸다! 양보일까, 경고일까

미·이란 합의 승인 뒤 갈라진 이란 권력의 속살

하메네이 한마디가 부른 테헤란의 균열 - "원칙적으로는 반대였다"

국영방송이 끊은 인터뷰, 이란 내부 분열의 신호탄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말 한마디의 무게가 이토록 무거울 수 있는가. 미국과의 합의를 승인하며 이란 최고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가 남긴 짧은 표현 하나가, 서명 잉크가 마른 지 2주가 지나도록 테헤란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라는 문장이다. 누군가는 이를 경제 위기에 떠밀린 불가피한 양보로 읽고, 다른 누군가는 서방에 더는 물러서지 말라는 은밀한 경고로 해석한다. 지도자의 진심은 어디에 있는가. 한 나라의 운명을 가를 문장 하나를 두고, 이란은 지금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승인 뒤에 남은 한 문장

 

이란은 오랜 협상 끝에 지난 6월 19일 미국과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합의를 최종 승인한 무즈타바 하메네이의 메시지가 오히려 새 논쟁의 문을 열었다. 그는 "원칙적으로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준 약속 때문에 이를 허락했다"라고 밝혔다. 페르시아어로 작성된 성명에 담긴 아랍어 어원의 표현 '알랄우술', 곧 "원칙적으로"라는 한마디가 문제의 핵심이 됐다. 무즈타바 하메네이는 부친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뒤 3월 새로 최고지도자직에 오른 인물이다. 취임 이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온 그의 속내를 두고, 이 짧은 문장이 온갖 추측을 낳고 있다.

 

두 갈래로 쪼개진 해석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이란 안팎은 이 발언을 정반대로 읽는다. 한쪽은 극심한 경제 위기와 제재의 그늘 아래 이란 지도부가 마지못해 외교에 활로를 열어준 신호로 본다. 다른 쪽은 이란이 새로운 양보 대신 저항의 전선을 지켜야 한다는 은밀한 경고로 해석한다. 강경 보수 진영인 파이다리 전선과 사이드 잘릴리 전 수석 협상가에 가까운 인사들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협상단,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을 향해 "과도한 양보"라는 비판을 거듭 쏟아냈다. 실제로 최고지도자가 협상 조건을 지키지 않은 데 불만을 표했다는 강경파 측 주장도 이란 매체를 통해 흘러나왔다.

 

흔들리는 사령관들과 끊긴 인터뷰

 

파장은 군과 국영방송으로 번졌다. 한 이란 당국자는 "특히 현장의 사령관들이 협상 과정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라며, 지도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무언가가 강요된 것이 아니냐는 회의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의 마지막 무대는 국영방송 IRIB였다. 방송은 수석 협상가 무함마드 칼리바프가 합의를 설명하던 인터뷰를 도중에 갑자기 중단했다. 화면이 어두워진 뒤 채널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넘어갔고, 이는 칼리바프가 강경파의 비판에 반박하던 대목에서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IRIB는 이튿날 후속 방송을 내보내겠다고 해명했지만, 이란 언론은 이 사건을 권력 내부 균열의 새로운 징후로 읽었다. 파라루 등 현지 매체는 이를 잘릴리계와 파이다리 전선의 영향력이 커진 결과로 분석했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종전을 받아들이며 독배를 마신다고 고백했던 호메이니처럼, 지도자가 마지못해 내린 결단은 늘 후폭풍을 남긴다. 강한 자가 자기의 뜻을 굽히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위태로운 법이다. 무즈타바 하메네이의 한 문장은 이란이라는 신정(神政) 국가의 겉과 속이 얼마나 다른지를 드러냈다. "노를 발함이 마땅치 아니한 곳에 노를 발하지 말라"는 옛 잠언의 무게처럼, 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나라 전체의 향방을 가른다. 승인의 언어 속에 감춰진 불만, 타협의 얼굴 뒤에 숨은 경고. 이란은 과연 어느 쪽 목소리를 따라 다음 걸음을 내디딜 것인가.

작성 2026.07.02 18:55 수정 2026.07.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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