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사용자층을 확보하며 글로벌 생산성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기업의 핵심 인물이 인간 중심의 확고한 기술 철학을 제시했다. 노션(Notion)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악샤이 코타리(Akshay Kothari)는 최근 진행된 대담을 통해, 인공지능이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지향점은 인간의 고립을 심화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간의 연결을 긴밀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역설했다.
컨텍스트 그래프'와 외부 AI의 유기적 결합…노션이 제시하는 다중 에이전트 생태계의 실체
코타리 COO는 학창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스탠퍼드 대학교 재학 당시 수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스 리더 애플리케이션인 '펄스(Pulse)'를 개발하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10년 애플의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스티브 잡스가 직접 언급하며 업계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다. 이후 펄스는 비즈니스 플랫폼인 링크드인에 성공적으로 매각되었다. 그는 조직 규모가 10명 미만이었던 2018년 초창기 노션에 합류하여, 해당 기업을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베테랑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담에서 그는 자신의 커리어 여정과 더불어 에이전트 중심의 지식 노동 환경이 가져올 변화를 깊이 있게 다루었다.
'블록 아키텍처'의 진화와 외부 에이전트의 융합
노션이 시장에서 발휘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사용자가 본인의 업무 방식에 맞추어 도구를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연한 '블록 아키텍처'와 디자인에 대한 철저한 집착에 있다. 코타리 COO는 이러한 고유의 정체성이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노션 내부의 방대한 지식 자산인 '컨텍스트 그래프(Context Graph)'를 기반으로 삼고, 여기에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나 오픈AI의 '코덱스(Codex)'와 같은 고성능 외부 에이전트를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새로운 개발자 플랫폼의 구조다.
기존의 방식이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정렬하며 조합하는 수동적 형태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고도화된 외부의 전문 에이전트들이 노션 시스템 내부에 축적된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호 협력하며 복잡한 업무를 자동 수행하는 체계가 확립된다는 구상이다.
미래 지식 노동자의 역할: 거시적 위임과 미시적 관리
코타리 COO가 전망한 미래의 사무 공간은 24시간 중단 없이 작동하는 '에이전트 협업 체계'와 유사하다. 인간이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시간대에도 인공지능 에이전트들은 데이터베이스 내부에서 광범위한 리서치를 진행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며, 데이터 통계 분석을 지속적으로 실행한다.
이러한 고도화된 자동화 구조 속에서 인간의 역할 변화에 대해 코타리 COO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인간 개발자와 기획자는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본질적인 가치를 평가하고, 조직 고유의 '방향성과 취향(Taste)'을 반영하는 핵심 영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효율적인 에이전트 운용을 위한 핵심 원칙으로 '거시적 위임 후 미시적 관리'를 제안했다. 인공지능에게 업무의 전체적인 목표와 거시적 방향성은 과감하게 맡기되, 최종 산출물의 세부적인 품질과 디테일은 인간이 철저하게 검증하고 다듬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특정 기술 생태계에 종속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복잡한 다중 에이전트 환경이 보편화될수록 '인프라 비용 관리' 능력이 기업의 영속성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종착지는 노동의 전면적 배제가 아닌, 인간의 창의성과 유대감을 확장하는 협력적 생태계의 조성에 있다. 에이전트가 중심이 되는 미래 시장에서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은 기술을 다루는 기술 그 자체보다, 결과물의 가치를 선별하고 고유의 취향을 불어넣는 미시적 관리 역량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