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의 의자가 흔들린다… 이스라엘 크네셋, '자진해산' 예비안 전격 가결

'하레디 징집 면제법' 갈등이 조기 총선의 도화선이 되다

하레디의 반란, 베네트의 귀환… 네타냐후 시대, 황혼의 종이 울리는가

네타냐후, 자기 의자에 칼을 꽂은 동지들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이스라엘 정치사의 한 페이지가 다시 넘어가고 있다. 2026년 5월 20일, 예루살렘 크네셋 의사당. 네타냐후 총리, 카츠 국방부 장관,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 데리 의원이 본회의장 자리를 비운 채, 그의 정치 운명을 뒤흔드는 한 장의 표결이 통과되고 만다. 의회 자진 해산 법안 예비 독회, 찬성 110, 반대 0. 가자(Gaza) 전쟁의 그림자, 이란과의 전운, 인질 가족들의 절규, 그리고 초정통파(하레디) 진영의 반란까지—세 겹 네 겹으로 쌓이던 균열이 마침내 한순간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단 한 장의 표결지에 한 민족의 영혼이 들썩이고 있다.

 

'하레디 징집 면제법'이라는 도화선

 

이번 사태의 뿌리는 한 장의 법안에서 출발한다. 통칭 '하레디 징집 면제법'—초정통파 유대인 예시바(Yeshiva, 토라 학당) 학생들의 군 복무 면제를 법제화하려는 시도이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2024년 6월, 수십 년간 묵인되어 온 약 8만 명에 달하는 하레디 청년의 면제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민족·다종교 모자이크 사회 이스라엘을 지탱해 온 오랜 묵계가 사법부 한 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연정의 한 축인 토라교 연합(UTJ)과 샤스(Shas) 등 하레디 정당에 이 면제권은 '신앙의 마지노선'이다. 네타냐후가 면제 법안 통과를 거듭 약속하고도 표결을 미루자, 두 거대 하레디 정당은 이달 초 결국 연정에서 등을 돌렸다. 그 빈자리가 부메랑이 되어, 의회 해산이라는 형식으로 그의 책상 위에 돌아온 셈이다. 

 

의장석을 비운 총리, 등 돌린 동지들

 

이날 표결은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연정 원내총무 오피르 카츠 의원이 직접 해산안을 제출했고, 위원회 심의와 세 차례 본 독회를 더 거쳐야 효력을 발휘한다. 오랜 적수였던 야권 의원들이 같은 안에 손을 들어 올린다. 네타냐후는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표결 직후, 2022년 정계 은퇴 이후 처음으로 의사당을 찾은 전직 총리 나프탈리 베네트는 징집 기피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고, 베네트는 의사당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며 위대한 교정의 길이 시작되었다고 밝힌다. 좌파 성향 민주당은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 정부의 끝이 시작되었다고 환호한다. 한 정권의 종언을 알리는 종소리가, 지지자들이 아닌 한때 동료들의 손끝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흔들리는 여론, 좁아지는 출구

 

같은 시기에 발표된 이스라엘 채널12 여론조사는 또 다른 균열을 비춘다. 한때 32석을 누리던 네타냐후의 리쿠드는 25석까지 곤두박질쳤고, 한 주 전 27석에서 다시 두 자리를 잃었다. 베네트의 신당이 22석으로 약진해 제2당에 올랐고, 전직 합참의장 가디 아이젠코트(Gadi Eisenkot)의 '야샤르(Yashar)' 당이 13석을 얻는다. 그러나 결과는 묘하다. 야권 진영 합계 60석, 여권 50석—두 진영 어느 쪽도 단독 과반 61석에 닿지 못한다. 아랍계 두 정당(하다시-타알·라암)이 각각 5석을 가져가, 그들의 동의 없이는 누구도 정부를 세울 수 없게 된다. 9월의 조기 총선이냐, 10월 27일 임기 만료 정기 총선이냐—네타냐후는 9월 일정은 우파 진영의 승산을 위태롭게 한다며 가능한 한 늦추려 한다. 예루살렘의 시계 초침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권력의 황혼에서 보이는 것

 

나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한 가지를 가슴에 새겼다. 한 권력의 황혼은 언제나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균열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지금 흔들리는 건 한 사람의 의자가 아니다. 전쟁과 신앙, 안보와 양심, 다수와 소수 사이에서 길을 잃어 가는 한 사회의 영혼이다. 의회의 표결 한 장은 끝났지만, 한 민족의 질문은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누구를 다시 뽑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사회로 함께 살아갈 것인가. 광야의 끝자락에서, 다시 광야의 입구에 선 그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멀리서 그 광경을 바라보는 이 나그네의 마음 또한, 절대 가볍지 않다.

작성 2026.05.21 13:36 수정 2026.05.21 13:36

RSS피드 기사제공처 : 중동 디스커버리 / 등록기자: 김종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라오스로 떠나는 청년들, 아동 복지 패러다임 바꾼다
포항 상권 살리는 한동대 AI 창업 지원 사업 가동
AI 보안 패러다임 바꾼다, 에이아이딥 차세대 솔루션 공개
AI로 불법 현수막 꼼짝 마! 지자체 CCTV와 차량이 실시간 자동 추적..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미용실, 무신고 유사 의료행위 심각… 포상금 최대 2..
대한민국을 함께 바꿀 기업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되겠습니까 #CCBS #공..
비오는 지금. 주님의 약속을 기다려봅니다. #찬양 #사랑 #예수님 #..
6근(눈귀코혀몸뜻)×6경(색성향미촉법)×3세(과거현재미래), 태양직경은 ..
#이용사자격증 #인천부평이용학원 한번에 합격했어..
ai365news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좋은사람 #행복나눔 #사랑나눔..
AI 매칭엔진 도입 2026 충청권 ICT 취업박람회 개최
국회 조형물 거장 정보원 작가, 50년 베일 벗는다...성북서 역대급 전..
반도체 끝났다고? 모건스탠리가 폭로한 하반기 주식 대이동 시그널
'제2회 전국 우리소리 경창대회' 종로에서 화려한 개막
자연의 모든 것이 대립과 조화로 움직인다고 보았기때문. 짝수는 균형과 안..
보양식을 먹어야 하는 날~。#jejuolletrail #ssicho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경작 사후조사 착수 | 부동산 투기 철퇴 ..
단 하나의 빛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선한영향력 #CCBS #칭찬위원연합회..
당 고종이 신라를 공격하려 한다는 군사정보를 신라 문무왕에게 급히 알리..
허동보의 일히일비(19) - 가려 먹는다고 큰 일이 나진 않아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사랑이 세상을 하나로 만드는 순간 #사랑나눔축제 #칭찬위원연합회 #사랑으..
매듭은 지었지만, 자리는 지킵니다 | 계약해제 수용하라, 현대건설 결단하..
결단이 곧 계약해제 수용입니다 | 현대건설 결단하라, 계약해제 수용하라
유튜브 NEWS 더보기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존재의 거룩한 광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

캔바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l Canva 팝업 행사 디자인 과정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