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보의 일히일비(4) - 심술쟁이 영감 나의 주님

실패와 고난의 연속이었던 삶, '심술쟁이 영감'으로 기억된 주님의 섭리

부도와 좌절 끝에 얻은 수십 개의 자격증, 성장의 토대가 된 연단의 시간들

도망치려 해도 결국 이끄신 길… '목사'라는 소명 뒤에 숨겨진 감사의 고백

 


אֲדֹנָי (아도나이) - 나의 주님(나의 하나님)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오 주여 나는 본래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자니이다 주께서 주의 종에게 명령하신 후에도 역시 그러하니 나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니이다(출 4:10) 


헤르만 바빙크에 의하면 ‘하나님의 섭리’는 인류에게 유기적이면서도 개별적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하나의’, ‘동일하신’ 하나님이지만, 기독교인들의 하나님에 대한 경험은 각자가 많이 다르다.

 

나에게 있어서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라는 존재는 그야말로 '심술쟁이 영감'이었다. 얼굴에 덕지덕지 심술과 고집이 묻어 있는 나이든 영감의 모습이랄까.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도 1학년 때에 중퇴를 했고, 음악으로도 도무지 풀리질 않았다. 내 인생에서 두 번 본 오디션은 모두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이미 1등이 정해져 있었다. 삶 자체가 점점 피폐해져 갔고, 손만 대면 모든 것은 날아갔다.

 

열심히 웹디자인을 배워서 취업을 했지만, 회사가 없어졌다. 공장에서 용접까지 배워가며 열심히 일을 했지만, 공장이 부도가 났다. 어느 때엔 지역 온라인 모임을 만든 적이 있었다. 회원수가 2만여 명이 넘을 정도로 키워냈었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내려놓게 되었다. 노숙인으로 지낸 적도 있다. 게다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었고, 음악을 접어야만 하는 상황도 왔다. 어느 시절에는 십수 년간 골방에서 책만 읽으며 지냈다. 아니, 책 읽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하다. 정말 쉽지 않았다.

 

돌아보면 이런 상황도 아무나 겪는 건 아닐 듯하다. 다행인 건 그 혹독한 삶 중에서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격증 수십여 개를 ‘수집 아닌 수집’하게 되었다. 그 자격증들은 지금 내 성장과 능력의 토대가 되었으며, 지금도 든든한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 고난의 시간들이 지금은 토대가 되었다고 해서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아니다. 내게 있어서 하나님은 여전히 심술쟁이 영감이다. 단지 내 입장에서 많이 친근해졌다고나 할까?

 

아직 원망스러운 마음도 있다. 그 시간들이 지금을 위한 단련의 시간이었다면, 미리 말해주었으면 좋았지 않은가. 미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기분 좋게 인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긴, 미리 알려주었다면 난 어떻게든 도망가려고만 했을 것 같다. 나를 끌고 가려고 했던 길이 - 젠장할 - 목사라는 길이었다니, 난 절대 동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말 누가 봐도 두 말할 필요 없이 '심술쟁이 영감'이지 않은가. 심술쟁이 영감!

 

그래서, 그 사실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허동보 목사(Rev. Huh Dongbo) | 수현교회(Suhyun Church)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작성 2026.05.07 02:25 수정 2026.05.07 05:11

RSS피드 기사제공처 : 미디어 울림 / 등록기자: 허동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KOEIA 중소기업 뉴스 포커스 | 영인에스티 AI-MRV 탄소중립 플랫..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라오스로 떠나는 청년들, 아동 복지 패러다임 바꾼다
포항 상권 살리는 한동대 AI 창업 지원 사업 가동
AI 보안 패러다임 바꾼다, 에이아이딥 차세대 솔루션 공개
AI로 불법 현수막 꼼짝 마! 지자체 CCTV와 차량이 실시간 자동 추적..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미용실, 무신고 유사 의료행위 심각… 포상금 최대 2..
대한민국을 함께 바꿀 기업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되겠습니까 #CCBS #공..
비오는 지금. 주님의 약속을 기다려봅니다. #찬양 #사랑 #예수님 #..
6근(눈귀코혀몸뜻)×6경(색성향미촉법)×3세(과거현재미래), 태양직경은 ..
#이용사자격증 #인천부평이용학원 한번에 합격했어..
ai365news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좋은사람 #행복나눔 #사랑나눔..
AI 매칭엔진 도입 2026 충청권 ICT 취업박람회 개최
국회 조형물 거장 정보원 작가, 50년 베일 벗는다...성북서 역대급 전..
반도체 끝났다고? 모건스탠리가 폭로한 하반기 주식 대이동 시그널
'제2회 전국 우리소리 경창대회' 종로에서 화려한 개막
자연의 모든 것이 대립과 조화로 움직인다고 보았기때문. 짝수는 균형과 안..
보양식을 먹어야 하는 날~。#jejuolletrail #ssicho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경작 사후조사 착수 | 부동산 투기 철퇴 ..
단 하나의 빛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선한영향력 #CCBS #칭찬위원연합회..
당 고종이 신라를 공격하려 한다는 군사정보를 신라 문무왕에게 급히 알리..
허동보의 일히일비(19) - 가려 먹는다고 큰 일이 나진 않아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사랑이 세상을 하나로 만드는 순간 #사랑나눔축제 #칭찬위원연합회 #사랑으..
매듭은 지었지만, 자리는 지킵니다 | 계약해제 수용하라, 현대건설 결단하..
유튜브 NEWS 더보기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존재의 거룩한 광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

캔바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l Canva 팝업 행사 디자인 과정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