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라는 이름의 지옥에서 탈출하는 마음의 기술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79)

소유의 집착을 넘어 존재의 자족으로 나아가는 길

타인의 성취를 나의 기쁨으로 바꾸는 고귀한 시선

공동체의 안녕을 진심으로 갈망하는 이타적 리더십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79문

 

Q. Which is the tenth commandment? A. The tenth commandment is, Thou shalt not covet thy neighbor’s house, thou shalt not covet thy neighbor’s wife, nor his manservant, nor his maidservant, nor his ox, nor his ass, nor any thing that is thy neighbor’s.
문. 제10계명은 무엇입니까? 답. 제10계명은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출 20:17)

 

[이미지 제공=수현교회]

 

인간의 욕망은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에서 끝나는가. 십계명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제10계명은 외적인 행동의 교정을 넘어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 즉 '탐심(Covetousness)'의 문제를 정조준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79문이 제시하는 이 계명은 단순히 도덕적인 결벽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소유와 성취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곧 우리 영혼의 건강 상태를 결정한다는 준엄한 인문학적 선언이다. 이웃의 집, 아내, 종, 가축 등 구체적인 목록을 나열한 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타인의 모든 '조건'이 탐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탐심은 '모방 욕망(Mimetic Desire)'의 산물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르네 지라르(René Girard, 1923-2015)는 "인간이 무언가를 원하는 이유는 그것이 객관적으로 가치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선망하는 타인이 그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이 금지하는 '탐내는 행위'는 결국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불안의 발로다. 이웃의 소유를 탐내는 순간, 이웃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시기와 질투의 경쟁자로 전락한다. 소요리문답은 이러한 내면의 무질서가 모든 관계 파괴의 씨앗임을 경고하고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 계명은 '결핍 모델'에서 '자족 모델'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현대 자본주의 광고와 SNS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당신은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주입하며 타인의 삶을 훔쳐보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대적 박탈감'은 영혼을 갉아먹는 독약이다. 

 

성경에서 '탐욕', '탐심'으로 번역된 헬라어 '플레오넥시아(πλεονεξία)'는 '더 많이 가지려는 끝없는 갈망'을 뜻하는데, 성경은 이를 우상숭배와 동일시한다. 소요리문답은 우리가 타인의 것을 탐내지 않을 때 비로소 '나다움'을 회복하고, 지금 내게 주어진 것들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현대 사회의 비즈니스와 리더십 현장에서도 이 계명은 아주 중요하다. 경쟁사의 기술이나 인재를 정당한 절차 없이 탐내거나, 동료의 성과를 시기하여 깎아내리는 문화는 조직의 창의성을 마비시킨다.

 

진정한 리더십은 타인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그 성취가 공동체 전체의 유익이 되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타인의 소유를 탐내는 대신,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시너지를 모색하는 '상호 존중 의식'이야말로 이 계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사회상이다.

 

소요리문답 제79문은 우리에게 '마음의 균형(Balance)'을 유지하라고 말한다. 탐심은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하게 만들고, 타인이 가진 것에 눈멀게 만든다. 그러나 "내 이웃의 소유"를 그의 것으로 온전히 인정하고 존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소유의 감옥에서 벗어나 관계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타인의 행복이 나의 고통이 되지 않고, 타인의 번영이 나의 영감이 되는 고귀한 시선의 회복. 그것이 십계명의 마지막 문턱을 넘어서는 자들에게 허락된 성숙의 열매다. 우리는 탐내는 존재가 아니라, 나누고 축복하는 존재로 지음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허동보 목사(Rev. Huh Dongbo) | 수현교회(Suhyun Church)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작성 2026.05.03 22:13 수정 2026.05.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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