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의 이스라엘 두둔 발언, 아랍·이슬람 국가들 강력 규탄

성경이 국경을 정한다? 마이크 허커비의 '유프라테스 발언'이 부른 중동의 분노

아랍 14개국 총결집! 미국의 '신학적 팽창주의'에 던진 최후통첩

70만 정착민 vs 330만 팔레스타인, 숫자로 본 중동의 비극과 허커비의 도박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인 마이크 허커비가 성경 내용을 근거로 이스라엘의 영토 확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자, 다수의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이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허커비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이 주변의 광범위한 지역을 차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으며, 이는 국제법 위반이자 중동의 평화를 해치는 위험한 선동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요르단,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10개국 이상의 정부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여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병합 시도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재확인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의 기존 외교 정책 및 가자 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외교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번 허커비 대사의 개인적 견해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 문제와 맞물려 지역 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도관이 되었다.

 

국제법 밀어낸 경전의 서사... 아랍 14개국 "주권 침해" 전례 없는 분노의 연대

 

현대 외교의 언어는 유구한 역사를 거치며 정제된 인류 약속의 결정체다. 특히 분쟁의 화약고인 중동에서 미국의 공식 대사가 던지는 한마디는 단순한 발언을 넘어 국익과 평화의 향방을 가르는 나침반이 된다. 그러나 최근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마이크 허커비가 보여준 행보는 현대 외교의 근간을 뒤흔드는 '외교적 지진'에 가깝다. 그는 21세기의 복잡한 영토 분쟁을 해결 함에 있어 국제법이나 지정학적 실재가 아닌, 수천 년 전 경전 구절을 국경선 확정의 근거로 소환했다. 미국 대사가 공인된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는 식의 신학적 팽창주의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문명이 합의한 질서를 파괴하는 위험한 도발이다.

 

지정학을 집어삼킨 신학적 팽창주의

 

이번 사태의 발단은 허커비 대사가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펼친 파격적인 영토관에서 시작되었다. 칼슨이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나일강에서 유프라테스강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 즉 중동 전체를 아우르는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권리를 묻자, 허커비는 "이스라엘이 그 전부를 차지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비록 이후 "과장된 표현"이었다며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종교적 신념이 현대 국제 정치의 영토 분쟁과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성은 즉각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신앙 고백이 아니라, 미국의 공식 외교 채널이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의 국제법적 지위를 부정하고 종교적 서사를 우선시하겠다는 위험한 신호탄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아랍권의 '분노의 연대'와 엇박자 난 미국의 당근

 

허커비 대사의 발언은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들의 전례 없는 결집을 불러일으켰다. "나일강에서 유프라테스강까지"라는 언급은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 등 주권 국가들의 영토를 직접 위협하는 선전포고와 다름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포함한 14개국과 이슬람협력기구(OIC), 아랍연맹 등 3개 주요 국제기구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발언을 "위험하고 선동적인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모순이다. 한쪽에서는 가자 지구 구호를 위해 70억 달러(약 9조 원 이상)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약속하며 인도적 유화책을 펴고 있는 반면, 대사는 서안 지구 병합과 성경적 확장을 옹호하고 있다. 이러한 '당근과 채찍'의 심각한 불일치는 국제 사회에 극심한 혼란을 주며, 미국의 중동 외교를 "신뢰할 수 없는 도박"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70억 달러의 평화 청사진이 대사의 한마디에 갈등의 불씨로 변해버린 셈이다.

 

70만 vs 330만, 냉혹한 데이터의 충돌

 

현장의 현실은 허커비의 이념적 서사보다 훨씬 냉혹하다. 1967년 이후 이스라엘은 약 160개의 정착촌을 건설했고, 현재 70만 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 중이다. 반면 같은 지역에는 33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자신들의 주권을 지키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2024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의 점령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짓의 결정"이라 반박하며 이념적 결전을 이어가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의 친(親) 정착민 기조와 허커비 대사의 발언이 맞물리면서 서안 지구와 동예루살렘의 상황은 법적·인도적 임계점에 도달했다. 가자 지구 내 희생자가 72,000명을 넘어선 참혹한 현실 속에서, "유대인은 그들 자신의 땅에서 점령군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평화를 향한 모든 인도적 노력을 무력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작성 2026.02.23 03:02 수정 2026.02.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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