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된장을 담다 : 고광자 장인과 함께하는 남원 전통 장(醬)기행

부뚜막에 시간을 담다 - 장독대에서 배우는 인내와 기다림의 미학

콩 삶기에서 장 나누기까지, 1년을 함께하는 발효의 여정

3060세대가 함께 빚는 슬로우푸드 - 참가자 모집

 

남원 산동면의 고요한 부뚜막에서 전통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맛 장인’ 고광자 명인이 진행하는 전통 장(醬)기행 ‘나만의 된장을 담다’가 오는 12월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음식 체험이 아니라, 한 해의 시간을 통째로 담아내는 발효문화 여정이다.  

 

부뚜막 위에서 피어오르는 김과 콩 삶는 냄새 속에는 세월의 온기가 깃들고, 장독대에는 기다림의 철학이 배어난다.  고광자 대표는 “된장은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생명”이라 말한다.  발효의 미학을 온전히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번 장기행은 단 한 번뿐인 ‘인생의 숙성 과정’이 될 것이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가마솥에 콩을 삶아지고 있음(사진=고광자)

 

 

‘전통 장(醬)기행’은 발효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남원 산동면의 작은 부뚜막에서 시작되는 이 체험은 단순한 된장 담그기가 아니라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마음을 비우는 일종의 명상이다.  고광자 대표는 장을 ‘사람의 시간과 정성이 숙성된 생명체’라 말한다.  

 


참가자들은 콩을 삶고 메주를 띄우며 된장과 간장이 익어가는 동안 자신 안의 온기를 발견한다.  장독대에 담긴 것은 단지 콩의 향이 아니라 기다림의 향이고 손끝에서 피어난 마음의 온도다.  이번 여정은 오래된 부뚜막의 숨결 속에서, ‘천천히 익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배우게 한다.

 

 

이번 ‘전통 장(醬)기행’은 외갓집 부뚜막(구 미순상회)이 기획하고 전통발효음식연구가 고광자(하늘모퉁이 대표)가 직접 이끈다.  고광자 대표는 공존밥상실록식문화 대표이자 조선시대 고조리서 『정조지(鼎俎志)』의 미료지류 복원사업에 참여한 발효문화 전문가로 오랜 세월 부뚜막 앞에서 장의 온도를 지켜온 인물이다.

 


이번 기행은 전북 남원시 산동면에 위치한 고광자 대표의 자택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총 3회 진행된다.

 

1차(2025년 12월 15~16일) : 부뚜막 눈물 — 콩 삶기와 멍상(Meong-sang)의 시간

2차(2026년 정월) : 부뚜막 정성 — 장 담그기

3차(2026년 4월 말) : 부뚜막 나눔 — 장 가르기

 

참가자들은 장을 담그고 나누는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되며 마지막 회차가 끝나면 자신이 담근 된장 20kg과 집간장 5리터를 가져간다.  주최 측은 장이 숙성되는 1년 동안 정성껏 보관·관리해 주며 참가비에는 숙박식사, 메주콩, 천일염 제공, 항아리 대여가 모두 포함된다.  신청은 2025년 12월 10일까지이며 참가비는 150만원이다.


이번 여정은 음식을 담그는 행위를 넘어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를 잇는 ‘공존의 발효문화’를 실천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빚은 메주를 지푸라기로 묶어 메달아 놓은 모습(사진=고광자)


부뚜막 눈물 : 콩 삶기의 시간
겨울의 찬 공기를 가르며 부뚜막 위에서 김이 오른다.  첫 회차의 주제는 ‘부뚜막 눈물’이다.  참가자들은 고광자 장인과 함께 가마솥에 콩을 붓고, 불길 아래서 들려오는 ‘보글보글’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뜨거운 증기 속에 맺히는 이슬은 장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첫 번째 눈물이다.  

 

콩 삶기는 단순한 조리의 시작이 아니라 된장의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고광자 대표는 “콩이 익는 시간은 마음이 고이는 시간”이라 말한다.  아궁이 속 장작불이 타오르며 내는 소리는 마치 마음속 번뇌를 덜어내는 숨결 같다.  불꽃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생각이 고요해지고 그 불빛 속에서 ‘멍상(Meong-sang)’이 시작된다.  부뚜막에서 흘러내리는 그 한 줄기 김처럼, 참가자들의 마음에도 서서히 온기가 번진다.

 

항아리에 장을 담은 모습(사진=고광자)

 


부뚜막 정성 : 장 담그기의 본질
두 번째 여정의 이름은 ‘부뚜막 정성’이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메주를 다듬고 천일염으로 간수를 맞추며 된장과 간장을 함께 담근다.  고광자 대표의 손끝에서 장은 단순한 발효식품이 아닌 ‘시간의 조각’으로 태어난다.  그는 장을 담글 때마다 “사람의 온도만큼 장이 익는다”고 말한다.  

 

장독대에 소금물이 부어질 때마다 그 속에는 사람의 정성이 녹아든다.  참가자들은 메주를 항아리에 넣으며 조용히 속삭인다.  “잘 부탁해.”  그렇게 시작된 된장은 이제 사람의 손을 떠나 자연의 품으로 들어간다. 

 

 봄의 온도와 여름의 햇살, 겨울의 숨결이 모두 장의 일부가 된다.  부뚜막의 온기를 품은 된장은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완성된다.  그 기다림 속에서 사람들은 ‘정성’이란 단어의 진짜 뜻을 배운다.

 

된장과 장을 가르고 된장이 치대지고 있는 모습(사진=고광자)

 

부뚜막 나눔 : 장 가르기의 순간
세 번째 여정의 이름은 ‘부뚜막 나눔’이다.  장이 익은 봄, 참가자들은 다시 남원 산동면의 부뚜막으로 모인다. 장독대의 뚜껑이 열리는 순간 숙성된 된장의 향이 마당 가득 번진다.  1년 동안 고광자 대표가 정성껏 관리해온 장은 이제 비로소 사람의 손으로 돌아간다.


참가자들은 된장과 간장을 나누어 담으며 지난 시간을 함께 돌아본다.  누군가는 ‘장 가르기’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마음 나누기’라 부른다.  그동안 발효의 시간 속에 담겼던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온기가 항아리마다 묵직하게 쌓여 있다.  

 

고광자 대표는 “장 가르기는 결국 나눔의 철학”이라 말한다.  한 항아리에 담긴 된장 20kg과 집간장 5리터는 단지 음식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이어주는 연결의 상징이다.  장독대 앞에서 웃음과 감사의 말이 오갈 때, 부뚜막의 시간은 비로소 완성된다.

 

 

‘맛 장인 고광자와 함께하는 전통 장(醬)기행’은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세대를 잇는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다.  30·60세대가 함께하는 이 여정은 서로 다른 삶의 속도를 맞추며 ‘공존의 밥상’을 차리는 과정이 된다.  

 

참가자들은 된장을 담그는 기술뿐 아니라 기다림의 미학, 자연의 순환, 손맛의 철학을 체득한다.  또한 전북 남원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사라져가는 전통 발효문화를 현대적으로 되살린다.  고광자 대표가 강조하는 ‘슬로우푸드의 철학’은 빠른 시대 속에서 잊힌 느림의 가치를 일깨운다.  장독대에 남은 향처럼, 이번 기행의 경험은 참가자들의 일상 속에 오래도록 스며들 것이다.

 

 

된장은 기다림의 맛이다.  한 해의 시간 동안 묵묵히 익은 된장과 간장은 단순한 발효음식이 아니라 사람의 정성과 자연의 손길이 함께 빚어낸 생명의 결정체다.  

 

‘맛 장인’ 고광자 대표는 “장독대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 말한다.  이번 ‘전통 장(醬)기행’은 부뚜막의 온기 속에서 시작해, 나눔의 미소로 끝난다.


참가자들은 부뚜막에서 배운 인내와 공존의 철학을 일상으로 가져가고 남원시 산동면은 그들의 기억 속에서 ‘시간이 머무는 마을’로 남는다.


공존밥상실록식문화 대표이자 『정조지(鼎俎志)』 복원사업에 참여한 이끈 고광자 대표는 장을 통해 잊힌 전통을 다시 숨 쉬게 한다.  그의 손끝에서 이어진 된장은 음식이 아니라 문화이며 기다림을 품은 예술이다.


한 해의 발효가 끝나는 날 부뚜막 위로 피어오르는 된장의 향은 이렇게 속삭인다.
“당신의 시간도, 천천히 잘 익고 있나요?”
 

 

작성 2025.11.24 21:55 수정 2025.11.2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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